로맨스야설

고교생일기 - 1부 14장

본문

주방에서 팬에다가 기름을 두르고 열심히 움직이며 안주를 만드는 누나를 보고 나도 모르게 실소를 지었다.


그러다가도 짧은 플레어스커트를 입은 잘 빠진 하체가 눈에 클로즈업되듯이 들어오면 몸속의 악마가 불끈불끈 일어서려고 추태를 부렸다만은.




심호흡흘 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무슨 우렁각시가 아닐까.


너무 챗바퀴같이, 복사해서 붙여넣기같던 하루하루가 하루만에 완전히 바뀌어버렸다.


이 상황을 즐기려고, 또 소중히 여기로 결심했지만..


곧 마시게 될 소주는 어린 나에게는 경외의 대상이면서도 끝없는 호기심의 대상이였다.




술 먹이고 하는 영상이 blind 폴더에 있긴 하지만 썩 자주 보는 편은 아니다.


그러나 그 폴더 내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내 눈에는 들었다는 의미인데..




" 아, 어차피 마시게 될거 헤식은 생각은 해서 뭐하냐. "




그저 빙그레 웃고 있으면 모든것이 잘 될거야.




*




임소연은 그 날 학교도 가지 않고 자기 방에 문을 잠그고 박혀있었다.


어쩐지 그 여자와 같이 있는 모습을 보고 화도 나고 분하기도 했지만 도저히 그녀 자신은 그 이유를 찾아낼 수 없었다.




" 왜 화가 났을까? "




밖에서 문을 두드리는 엄마때문에 심경은 더 복잡했다.




" 소연아, 문좀 열어. 엄마랑 대화좀 하자. "




문득 든 생각은 이렇게 불 끄고 문을 잠그고 이불속에 처박혀 곱씹기만 하면 뭔가 변하는게 없다는것.


문을 열고.. 우선 엄마랑 대화를 해보기로 했다.


약 삼십분간의 대화 끝에 엄마는 소연이의 의견과 자기 의견을 절충한 의견을 내놓고 서로 지키기로 다짐했는데 그 내용은 이렇다.




1. 기숙사는 다니지 않되 성적이 떨어지는 일은 없도록 하기


2. 식사는 꼭 알아서 먹기




엄마는 또 다시 회사로 가버렸다.


학교를 무단결석한것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아서 임소연은 엄마의 작은 배려에 고마워했지만..


반대로 오늘 있었던 김은성의 친절, 또 그에 대한 자신의 행동이 자꾸 생각이 났다.


어쩐지 자꾸 그 남자 얼굴이 생각이 나고..


반대로 옆에서 하얗게 웃으며 팔짱을 끼고있는 이름모를 여자 생각에 화가 나기도 했다.




아주 바보는 아닌지라 자기 감정이 어떤것인지 정답에 가까워지고는 있었지만 인정하기도, 또 그게 확실한 답인지도 몰라 답답한 마음에 채팅방에 접속했다.




< No. 0507 연애에 대해 좀 아는 분? 방장 : 17소 (여성 전용방) >




- placebo님이 입장하셨습니다.




placebo : 하이




17소 : 안녕하세요.




placebo : 손에 기름냄새가 나는것같네. 연애 고민거리 있으면 들어줄게요.




17소 : 듣기만 하면 도움은 안되는데..




placebo : ㅋㅋㅋ




17소 : 제가 어떤 남자를 좋아하는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보면 좀 제가 애가 타는것같기두 하고 그래요.


근데 나를 좋아하는진 확신이 서지 않아요. 어떤 예쁘장한 여자랑 같이 있는걸 봤거든요.




placebo : 그래서요?




17소 : 막 질투가 나는것같고.. 괜히 화도 나고, 분하고 그랬어요. 사실 처음에 먼저 그 남자가 저한테 친절하게 대해줬거든요.




placebo : 예를 들어서 어떤 종류의 친절이에요?




17소 : 뭐 그냥, 많이 난처한 상황에 처해 있을때 구해주고. 또 잠깐 지낼 곳을 마련해주려고 자기가 불편을 무릅쓴다던지.. 




placebo : 굉장히 친절한 남자네. 그래서 다른 여자랑 같이 있으니까 막 질투가 나고 그랬어요?




17소 : 질투..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것같아요. 처음엔 나를 좋아하는줄 알아서 몇번 만나줄까 했는데..




placebo : 열일곱살?




17소 : 어리다고 하시지는 말아주세요.




placebo : 그럴리가. 아무튼 무지 풋풋하네요. 나도 스무살 막 대학 입학한 여자고 요리가 취미인 보통 여자에요. 연애 경험도 이제 딱 네번이네.




17소 : 네번.. 그럼 한번 제가 어떻게 해야할지 말해주세요. 지금 뭘 하려고 해도 좀 마음이 복잡해서 뭘 집중하고 할수가 없어요.




placebo : 그러니까 17소님은 지금, 나는 그 남자를 좋아하는데 그 남자는 좋아하지 않는다는거죠?




17소 : 아주 약간은 다르지만 거의 정확해요.




placebo : 제 의견은 이래요. 무슨 싯구에서 따온것도 아니고 유치하게 들릴지는 모르지만 누군가의 마음에 화답하기 위해 만나는 건 연애도 사랑도 아니에요.




17소님이 대화를 입력중입니다.




placebo : 적어도 그 남자한텐 아닐거에요. 아무리 예쁘고 참한 여자라고 해도 자기는 그녀를 좋아하지 않는데 그녀가 자신을 좋아한다고 만나고 사랑할 필요는 없죠.




placebo : 내 안에 들어있어도 제대로 스스로 가늠조차도 못하는게 자기 마음인데 상대 가슴속을 어떻게 믿나요? 거기 기대어서 그 남자가 자기한테 반하기를 바라는건 정말 나쁜 여자겠죠. 자기를 너무 과신한다던지.. ㅎㅎ




17소 : 그러면요?




placebo : 나는 내가 두근거리는 동안 그 남자한테 열정적으로 대쉬할거에요. 예를들어 동거를 요구한다던지.. 너무 심한가? ㅋㅋ.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솔직해지라는거에요. 그게 자신감 있는 17소님에 대한 예의 아니겠어요?




" 동거는 너무 심하잖아.. "




임소연은 어쩐지 볼이 빨개졌지만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플라시보라는 여자는 조리있게 말을 잘 하지만 그 속에 있는 진심은 모니터 너머의 임소연에게도 살짝 와닿았다.




17소 : 그러면 대시한 경험이 있나요?




placebo : 네, 성공해서 연애경험에 4번으로 늘어나고 지금은 진행형. 동거하고 있어요.




" 엄청나다.. "




임소연은 이 플라시보라는 여자에 대해 살짝 소녀다운 마음에서 존경심이 들려고 했다.


굉장히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기상(?;)을 지닌 언니구나.




17소 : 언니 엄청 멋지네요. 저는 조금 소심해서.. 




placebo : ㅎㅎㅎ. 거짓말처럼 들릴까봐 오히려 애가 타지만 믿어줘서 다행이네요. 그나저나 슬슬 다 되었을것 같으니 이만 일어나야겠네.




17소 : 지금 뭐 하시는데요?




placebo : 남자친구랑 마시려고 술 사왔는데 안주가 없어서 만들고 있어요. 간단한 어묵두루치기.




17소 : 저도 요리 좋아하는데. 친구추가 해주시면 안될까요?




placebo : 그럼요. 다음에 만나자 ^^




[email protected] 과 친구등록 되었습니다.




17소 : 안녕히 들어가세요.




임소연은 뭔가 답을 얻은 기분이였다.


비슷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것 같은데..


자기가 가지고 싶은 것은 스스로 쟁취하라 정도?




" 그 여자보다 내가 어디 빠지는것도 아니고. "




살짝 봉긋하게 융기한 가슴을 내려다보다가 임소연은 자기 감정을 정리했다.


맹목적인 질투에서 비롯되었다지만 나는 그 남자애를 좋아하는것같다.


대신 몸이 기스..가 날만큼 친절을 발휘하는 남자라면 연애때도 대단히 두근거리지 않을까.




실제로는 조금 짐승이였지만..




*




윤아영은 컴퓨터 앞 의자에 앉은 채 너무나도 완벽하게 빠진 다리를 한차례 쭉 뻗고는 콧소리를 냈다.


힐끗 보니 저 이상하게 무덤덤한 서방님은 TV보면서 이상하게 빙그레 웃음만 짓고 있었지만..




" 나도 얘를 보면 웃음이 나는데 어떻게 해. 씨, 그래도 술 마시고 늑대로 돌변하겠구나. "




나쁜 기분은 아니였다. 


오히려 조금 기대가 되기도 했고..


아마 채팅으로 나름대로 성심성의껏 답변해준 17**는 여자애도 이런 기분이였을까?


얼마만에 느껴보는 이 풋풋함인지.


사실 그 여자애가 부럽기도 했지만, 이렇게 오붓하게 같은 공간에서 지낼 수 있는 자신을 부러워했으면 부러워했지 부러워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주방으로 일어서 요리가 다 된듯 고소한 향을 풍기는 어묵해물두루치기를 가지러 주방으로 향했다.


손에서 기름냄새가 조금 나는것 같기도 하고.. 안주로는 조금 과한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윤셰프는 자기 본분을 언제나 다 하고 있다.




" 은성아! 상 차려! 카페트 치우고! "




" 앗, 알았어요. 냄새 좋네요. "




" 맛도 좋을거야. 히히.. "




" 윤셰프님 오늘의 메뉴는? "




" 어묵해물두루치기. "




김은성의 웃는 낯이 살짝 구겨진것 같았지만..




" 아, 해물. 으으. "




윤아영은 방긋방긋 웃으면서 키친글러브를 낀 채로 그릇을 내왔다.


소주 일곱병이 무슨 북두칠성처럼 늘어져있고 그 사이에 그릇을 놓는데, 어쩐지 그걸 보는 김은성의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 그래도 여자친구가 만들어준건데 먹어야지. 아, 맛있어 보이긴 하는데. 윽, 저거 오징어인가? 어묵만 집어먹어야지. 아니다, 오징어 두개정돈 괜찮을거야. 아니 맛있어보이니까 세개.. "




그래도 고민이 되긴 했지만. 




^




드디어 술을 마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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