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SF

천상(天上)의 향기 - 38부

본문

천상(天上)의 향기 38(십이사(十二死)의 만남)-1




아군과 궁아라는 악록산을 벗어나 향주로 향했다. 다행이 초벽하의 말대로 악록산일대나 장자 주변에 천마마련의 추적자들은 없었다. 초벽하가 자신의 말대로 할아버지나 아버지를 잘 설득한 모양이다. 향주로 향하는 아군과 궁아라의 발걸음이 무척이나 빠르다. 궁아라가 마령단을 복용할 시간이 하루 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 마령단 때문이라면 아군과 궁아라가 서두를 필요는 없다. 아군이 마령단에 중독되지 않았기 때문에 잠마동주가 아군에게 전한 마령단이 아군의 품에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궁아라가 마령단을 복용하지 않아 문제가 생기면 아군의 품에 있는 마령단을 복용하면 그만이다. 다만 문제는 마령단을 복용할 시간이 지났는데도 아군이나 궁아라에게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는다면 잠마동주가 그들을 의심할 것이 뻔한 일이다. 잠마동주가 자신들을 의심하게 되면 비밀리에 십이사를 만나겠다는 그들의 계획이 틀어진 가망성이 많다. 아군과 궁아라가 하루 종일 쉬지 않고 장사를 벗어나 향주로 향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헉~ 헉~ 아군...........잠시만 쉬었다가 가자.”


“누님 힘들어요. 제가 업어드릴까요?”


“아니야. 아군도 힘들잖아. 우리 잠시만 쉬었다 가자.”


“시간이 없는데.........”


“아무리 노력해도 내일까지 향주에 도착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야. 아마 잠마동주가 우릴 포기할 생각이 아니라면 무슨 대책이 세워두었을 거야.”


“하긴~ 처음부터 무리가 따르는 임무였죠. 그래요. 잠시 쉬었다가 가죠. 정~ 급하면 제가 가지고 있는 마령단을 드시면 되겠죠.”




아군과 궁아라는 큰 바위위에 걸터앉았다. 아군과 궁아라가 있는 곳은 이름모를 야산이었다. 향주까지 향하는 지름길을 선택하다보니 대로보다는 산을 질려가는 길을 선택한 것이다. 산 밑에 작은 마을이 보인다. 아무래도 화전민이나 사냥꾼들이 사는 마을 같다.




“이렇게 있으니 좋다. 우리도 언젠가는 저렇게 평화롭게 살 수 있겠지.”


“당연히 그렇게 해야죠. 누님이랑 아가씨랑.......그리고 부인들하고 오붓하게 살 때가 오겠죠. 언젠가는 말이에요.”


“그러고 보면 아군은 꿈이나 야망이 없는 사람 같아.”


“전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그게 제 꿈이죠.”


“그런 세상이 있으면 얼마나 좋겠어. 모든 사람들이 바라는 꿈이지........참~ 저번에 천마마련에서 사용하던 검법은 무슨 검법이야.”


“그거요.......수라마령신공은 검(劍), 도(刀), 편(鞭), 창(槍) 등 어떤 무기로도 운용이 가능해요. 그때 펼친 검술도 수라마령신공을 검으로 펼친 겁니다.”


“아니 그거 말고.........뭐하고 했더라.........맞아. 음양검법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


“아~ 제가 마지막에 펼친 검법 말씀하시는 거군요. 그건 음양검법 제1식 인의천검류였죠. 옛날에 있었다는 백제라는 나라의 호국무술입니다.”


“백제?..........그러고 보니까 아군에게 들은 기억이 난다. 백제라는 나라는 동이족이 세운 나라라고 했지. 그리고 음양검법은 전삼식, 후삼식으로 이루어졌다고 들은 기억이 난다. 하여튼 대단한 검법이야. 마치 마른하늘에 번개가 치는 것 같은 장관이었어.”


“사실 인의천도류가 정확한 명칭이죠. 제가 알기로 백제라는 나라에서 사용했던 검은 우리가 사용하는 검하고 생김새가 다르다고 하더군요. 검의 날이 한쪽에만 있었다고 들었는데.......맞다. 조선의 검을 생각하시면 돼요.” 


“인의천도류?.......하여튼 대단했어. 검이 폭죽처럼 터지면서 주위 일대가 쑥대밭이 되었으니 말이야.”


“사실은 검이 수라기의 기운을 견디지 못하고 터져버린 겁니다. 인의천도류는 쾌검(快劍)이에요. 섬(閃)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군요.”


“그럼~ 검이 수라기의 내력을 견디지 못하고 터져버려서 그런 현상이 발생했다는 말이야.”


“예~ 그런 거죠. 저도 실전에서 음양검법을 사용하는 것이 처음이라 그런 현상이 발생하는지 몰랐어요. 제 생각에는 수라기의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수라마령신공을 사용할 때는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음양검법을 사용할 때만 그런 현상이 발생했거든요. 음양검법 자체가 몸의 기를 증폭시켜 한번에 발산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요. 그 순간적인 힘을 검이 견디는 못하는 거죠. 하여튼 다음에 음양검법을 사용할 때는 조심해야겠어요.”


“그래.......혹시 모르니까 다음에는 설비로 음양검법을 펼쳐봐. 설비는 무림 십대기병중의 하나이니까 아군의 내력을 충분히 견딜 수 있을 거야.”


“그건 안돼요. 혹시라도 설비가 망가지면 소하가 슬퍼할 겁니다.”


“하긴.........설비는 소하가 아군에게 전해준 정표지.......그냥 내말은 참고만 해. 아군이 알아서 해야지.”




아군은 궁아라와 이야기하던 중 한쪽을 바라본다. 멀리서 사람의 발자국 소리가 들렸기 때문이다. 그때 화살 하나가 아군을 향해 날아왔다. 아군은 손으로 날아오는 화살을 잡았다. 화살에는 작은 주머니 하나와 쪽지가 매달려 있었다. 아군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화살을 날린 사람을 추적하려 했다. 하지만 궁아라가 아군의 팔을 잡는다.




“앉아! 먼저 쪽지부터 살펴봐~ 잠마동주 아니면 천상루의 연락일 거야.”




아군은 궁아라의 말을 듣고 먼저 화살에 매달린 쪽지를 펼쳐 보았다. 쪽지는 잠마동주가 보낸 것이었다. 향주로 귀환해서 다음 명령을 기다리라는 말과 마령단을 보낸다는 말이 전부였다. 아군이 주머니를 열어보니 마령단 두개가 들어 있었다.




“빌어먹을 자식........수고했다는 말 한마디 없군요.”


“잠마동주 연락인 모양이구나. 뭐라고 쓰여 있어.”




아군은 쪽지를 궁아라에게 전해주었다. 궁아라는 쪽지를 읽어보더니 손에 빙백강기를 일으켜 종이를 꽁꽁 얼리더니 어름덩어리로 변한 쪽지를 부셔버린다. 사실 궁아라가 자신의 정체를 숨기기 위해 북해빙궁의 무공을 사용하지 않을 뿐이지 흡정마녀의 무공뿐만 아니라 북해빙궁의 무공까지 익힌 무림 고수였다.




“예상하고 있었던 일이야. 자~ 이젠 서두를 필요가 없어졌지. 이젠 천천히 움직이자.”




아군은 주머니에 들어있던 마령단을 깨내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궁아라도 마령단을 바라본다.




“누님.......마령단이요.......어떻게 하실 거죠. 드실 건가요?”


“글쎄........내일까지 천상루의 연락을 기다려 보다가 정 연락이 없으면 먹어야겠지.”


“...........그렇게 할 수밖에 없겠죠.”


“너무 고민하지 마. 마령단에 중독된 것이 하루 이틀도 아니고 한개 더 먹는다고 달라질 것도 없어. 자~ 출발하자.”




아군과 궁아라는 그날 밤 큰 도시에 있는 객잔에 투숙했다. 잠마동주와 연락도 되었고, 마령단도 전해진 이상 서두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아군과 궁아라가 방을 잡고 식사를 하기 위해 객점에 있는 탁자에 앉아 있는데 어린아이 하나가 궁아라에게 다가와 작은 상자 하나를 내밀었다. 어린아이의 차림은 무척이나 남루했다.




“저기요.......어떤 아저씨가 이 상자를 전해달라고 했어요.”


“고마워~ 이건 수고한 값이다.”




궁아라는 아이에게 엽전 하나를 주고 상자를 받았다. 아이는 궁아라에게 인사를 하더니 객점 밖으로 달려간다. 궁아라가 어린아이에게 받은 것은 나무로 만들어진 조그만 상자였다. 궁아라는 상자를 열어보았다. 상자 안에는 봉투하나와 작은 상자 하나가 들어있었다. 궁아라는 먼저 봉투를 꺼내 조금 읽어보더니 다시 봉투를 상자에 담고 상자를 한쪽으로 치웠다.




“천상루에서 온 연락이야. 내가 요청한 십이사의 활동내역과 위치 그리고 다독마의가 만들어준 약이야.”


“배화교의 정보망은 그렇다고 치고 천상루의 정보망도 대단하군요. 우리가 이곳에 있다는 걸 어떻게 알았죠.”


“천상루에서 우릴 감시하고 있으니 우린 찾는 거야 일도 아니지. 다만 이 상자를 전해야 하니 시간이 걸린 거겠지. 빨리 식사하고 방으로 올라가자.”


“그렇게 하죠. 저도 궁금해요.”




아군과 궁아라는 식사를 마치고 방으로 올라갔다. 궁아라는 먼저 봉투를 꺼내 읽어보았다. 봉투에 들어있던 서찰에는 궁아라의 요청대로 그동안 천상루에서 십이사에 대해 수집한 그들의 신상정보와 그들의 활동내역 그리고 그들의 현재 위치가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었다. 또한 무림맹에 대한 정보도 들어 있었다. 궁아라의 표정이 굳어진다. 천상루에서 보내온 정보에 의하면 그동안 아군과 자신을 비롯한 십이사들이 죽인 사람들의 대부분이 배화교에 의해 다른 사람으로 바꿔치기 당하고 그 사람들이 무림맹을 장악했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무림맹의 총관이 배화교의 삼공자이며 현재의 잠마동주라는 내용까지 들어있었다.




“아군........잠마동주의 정체가 밝혀졌어........내가 설명하는 것보다 아군이 직접 읽어보는 것이 좋겠다. 자 읽어봐~”




아군이 서찰을 받았다. 아군은 가장 먼저 수혜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았다. 수혜는 현재 산해관에서 남쪽으로 남하하고 있다고 했고, 수혜와 장기가 그동안 처리한 인물들을 보니 모용세가와 장백파 그리고 몇몇 백도 무림인들이었다. 아군은 수혜에 대한 내용을 보고 흥분되는 모양이다. 아군은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마음을 진정한 다음 다른 내용을 읽어보았다. 아군의 눈에 다음으로 보이는 이름은 도치와 악무룡이었다. 도치와 악무룡도 잠마관을 출관하여 십이사의 일원이 된 것이다. 다음으로 읽은 것은 무림맹에 대한 기록이었다.




“잠마동주라는 놈이 우리들이 죽인 사람들의 허수아비를 만들어서 무림맹을 장악하고 그곳에 총관으로 있다는 말이군요.”


“맞아.........무림맹 총관이 현재의 잠마동주 역할을 하고 있는 모양이야.”


“예? 잠마동주이면 잠마동주지.......잠마동주 역할이라는 건 무슨 말입니까?”


“아군도 알겠지만 잠마동을 만든 것은 배화교야. 그리고 현재 잠마동주 역할을 하는 놈은 배화교의 삼공자야........배화교에 삼공자보다 높은 신분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 우선 배화교주가 있고, 일공자, 이공자, 광명좌우사 등이 삼공자보다 높은 신분을 가진 사람들이지. 천상루의 정보에 의하면 그들은 아직 중원에 들어오지도 않았어. 내 생각에 잠마동주는 사람을 지칭하는 말이 아니야. 바로 배화교 자체가 잠마동주라고 생각해야 돼. 삼공자는 배화교에서 중원에 파견한 사람정도로 생각해야 해.”


“누님의 말은 잠마동주라는 것이 개인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라 배화교전체를 지칭하는 말이란 뜻인가요.”


“그렇게 보는 것이 좋을 거야. 삼공자와 배화교 일부가 잠마동 같은 거대한 시설을 만들고 무림을 집어삼킨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것은 말이 안돼. 모든 음모의 배후에는 배화교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지.”


“휴~ 복잡하네요...........누님 말씀이 맞는 말씀이네요.........이젠 어떻게 하실 거죠.”


“먼저 다독마의의 약부터 시험해 봐야지. 다독마의 약이 효과가 없으면 십이사는 영원히 잠마동주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해.”




궁아라는 아군에게 말하면 상자에서 작은 상자를 꺼냈다. 궁아라가 상자를 열어보니 역할 냄새가 방안에 퍼진다. 상자에는 쪽지가 하나 들어있었고 쪽지를 들추자 푸른색 완두콩만한 약들이 가득 들어있었다. 궁아라가 먼저 쪽지를 살펴보니 약을 복용하는 방법에 대해 쓰여 있었다. 다독마의가 제조한 약은 여러 가지 독을 혼합한 약으로 마령단에 중독되지 않는 사람에게는 독약이나 마찬가지라는 내용과 마령단에 중독된 사람이라 하더라도 마령단의 독기가 발동하는 시기에만 복용해야지 독기가 발동하지 않은 상태에서 복용하면 독약이나 마찬가지라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다시 말해 마령단의 독기가 발동할 때만 효과를 발휘하다는 말이다.




“뭐야!........마령단의 독기가 발동할 때만 이 약도 효과가 있다는 말이잖아요.”


“마령단에 중독된 사람이라 하더라도 독기가 발동하지 않은 상태에서 먹으면 죽는다는 이야기지. 이독제독이니 그럴 수밖에 없어.”


“과연 효과가 있을 까요?”


“내일이만 마령단의 독기가 발동하니까 시험해보면 알겠지. 일단 내일 약을 시험해 보고 정말 효과가 있으면 바로 십이사에게 연락하도록 하자.”


“정말이요.........휴~ 이제 아가씨를 만날 수 있겠네요.


“아가씨를 만날 수 있다니까 아군이 신나는 모양이네.”


“당연...............죄송해요. 제 생각만 했네요.”


“아니야. 당연한 거잖아 아군이 그렇게 찾고 있는 아가씬데........나에게 미안하게 생각하지 마.”


“...............그러나저러나 잠마동주만 처리하면 끝나는 줄 알았더니 이제 보니 배화교 전체를 상대해야 된다는 말이네요. 휴~ 걱정된다.”




궁아라는 아군이 말을 돌리자 빙긋 웃더니 아군의 옆에 와서 앉는다.




“자신을 가져........아군의 옆에는 우리들이 있잖아. 나도 있고, 소하도 있고, 벽하도 있고.......모두 아군을 믿고 있어”


“그래요. 자신을 가져야죠........오늘은 그만 쉬도록 하죠.”




궁아라와 아군은 같은 침대에서 잠을 청했다. 아군과 궁아라는 다음날 다시 향주로 출발했고, 저녁이 되자 다시 객점으로 들어갔다. 밤이 깊어지자 궁아라는 불안한 표정이 되었다. 아군은 궁아라와 같은 침상에 앉아 궁아라의 손을 잡고 있었고 궁아라의 나머지 한손에는 다독마의가 보내온 푸른색 약이 들려 있었다.




“불안하세요.”


“조금..........하지만 아군이 겉에 있으니 무섭지는 않아.”




아군은 궁아라의 손이 떨리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 말은 그렇게 하지만 불안한 모양이다. 아군은 모르겠지만 마령단의 독기가 발작하며 전해지는 육체적인 고통은 상상을 초월한다. 궁아라의 몸이 부들부들 떨린다. 마령단의 독기가 반응하는 모양이다.




“헉..........헉~ 시간이 됐어. 시작되려는 모양이야. 아~........음........하음~~”


“누님 독기가 발동하기 시작한 겁니까? 어서 다독마의의 약을 드셔야죠.”




아군의 말에 궁아라는 손에 들고 있던 푸른색 약을 삼켜버린다. 궁아라는 식도가 타는 듯한 고통을 느낀다. 다독마의가 보내는 약이 독약덩어리기 때문이다. 약을 삼킨 궁아라는 아군의 품으로 파고들었고, 아군은 궁아라를 따뜻하게 감싸주었다.




“헉.......헉........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아.......아~.......아군.......아아악~”




아군을 잡고 있는 궁아라의 손이 부들부들 떨린다. 고통이 심한 모양이다. 궁아라는 미칠 것만 같았다. 몸속에서 두개의 기운이 충돌하며 심한 구토증세와 함께 창자가 끊어지는 고통이 전해진다. 잠마동의 극기관을 거치며 웬만한 고통에는 눈썹하나 까닥하지 않는 궁아라지만 마령단의 독과 다정마의가 제조한 약에서 약이 충돌하면 전해지는 육체적인 고통은 정말 참아내기 힘든 고통이었다. 궁아라의 혈관이 불거지며 땀구멍에서 땀이 흘러내린다.




“이~~ 익........악~.........아군 미칠 것 같아........아악~”


“누님........누님 괜찮아요. 참기 힘들면 마령단을 들일까요.”


“안돼.........참아야해.........헉~........헉~ 아군 더워~......아악~”




궁아라의 손가락이 아군의 살가죽을 파고든다. 아군은 궁아라의 덥다는 말에 궁아라의 옷을 벗겨버리니 궁아라의 하얀 속살이 드려났다. 




“아군.......아군............아군.......이이익~”




아군은 궁아라의 알몸을 안아주었다. 궁아라는 아군의 품에 안겨 고통에 흐느끼고 있었다. 시간이 흘려간다. 궁아라는 거칠 숨을 몰아쉬며 아군의 품에 쓰려졌다. 아군은 얼른 궁아라을 일으켜 세워본다. 궁아라의 얼굴은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누님........누님 정신 차려요. 누님.”


“헉~.......헉~~.........이제 괜찮아졌어.......헉~ 헉~........괜찮아.”




아군은 궁아라가 정신을 차리자 궁아라을 침상에 눕히고 밖으로 나가 점소이에게 부탁해서 물과 수건을 다라고 해서 방으로 돌아왔다. 궁아라는 고통에 너무 치친 모양인지 침상에서 일어나지도 못하고 있었다. 아군은 수건을 물에 젖서 궁아라의 몸을 닦아주었다. 아군이 궁아라의 땀을 모두 닦아주자 궁아라가 정신을 차린다.




“이제 됐어........고마워 아군.”


“아직도 아파요.”


“힘들기는 하지만 이젠 견딜 만해...........다독마의의 약이 효과가 있는 모양이야.”


“휴~ 다행입니다. 전 누님이 잘못되는지 알고 얼마나 걱정했는지 아세요.”




궁아라는 미소를 지으며 아군의 얼굴을 만져본다. 아군의 말에 지금까지의 고통이 따뜻한 봄빛에 눈이 녹듯 살아진다. 아군이 진심으로 자신을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아군의 마음이 한없이 고맙다. 




“.........아군이 겉에 없었으면 참기 힘들었을 거야........아군........안아줄래.”


“예?............힘드신데.........괜찮겠어요?”


“아군이 안아주면 아픈 것도 없어질 것 같아.”




아군은 고개를 끄덕이고 옷을 벗고 침상으로 올라갔다. 궁아라는 자신의 입술에 입맞춤을 하려는 아군의 얼굴을 잡고 촉촉하게 젖은 눈동자로 아군의 눈을 응시했다.




“나 힘들어..........부드럽게 해야 해.”




아군은 고개를 끄덕이고 궁아라의 입술에 입맞춤을 했다. 아군이 궁아라의 입술을 빨아주니 궁아라의 입술이 벌어진다. 아군의 혀가 궁아라의 입속으로 들어가니 궁아라의 혀가 반갑게 맞이한다. 혀와 혀가 엉키고 아군의 한손이 궁아라의 젖가슴을 부드럽게 쓸어준다. 마치 도공이 도자기를 빗듯 조심스럽게 궁아라를 애무하는 것이다. 궁아라는 처음독단을 복용했을 때처럼 고통스럽지는 않지만 아직도 고통의 여운이 남아 있었다. 그녀는 아군의 품에서 고통을 잊고자 했고, 아군은 궁아라의 아픔을 달려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밤이 깊어간다. 아군과 궁아라의 뜨거운 밤은 이렇게 깊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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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림맹에 있는 맹주의 집무실에 단목신검과 반각대사, 그리고 총관과 군사가 앉아 있었다. 이들은 천마마련의 움직임에 대해 논의하고 있었던 것이다.




“어려운 임무였는데 이번에는 일사가 잘 처리했어. 이젠 기다리면 되는 건가?”




총관이 군사를 보며 물어본다. 혁린영은 조금 전에 아군과 궁아라에 대한 보고를 받고 그들에게 마령단을 전해 주라고 지시하고 회의를 소집했다. 아마 군사인 마양도 보고를 받았을 것이다. 그런데 마양의 표정이 밝지 못했다. 모슨 고민이 있는 모양이다.




“이봐~ 군사.......내가 물어보면 무슨 대답이 있어야지.”


“아예~ 죄송합니다. 다른 생각 좀 하고 있었습니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골똘히 하는 거야. 왜~ 무슨 문제라도 있어.”


“천마마련의 움직임이 약간 이상한 것 같아서 말입니다.”


“무슨 말이야. 천마마련의 호법이 죽은 것이 어제 일이야. 그리고 보고를 들어보니 천마마련에서 천마마령군과 금마마령군까지 출동했었다고 하더군.”


“출동하기는 했었죠. 그런데 제가 회의에 들어오기 전에 들어보니 천마마련을 출동했던 모든 부대가 다시 회군했다고 합니다.”


“나도 알고 있어. 그거야 일사에게 잡혀갔던 공자가 무사히 돌아왔으니 회군한 거지. 그게 뭐가 이상하다는 거야.”


“일사는 천마마련의 호법을 죽이고 마련주의 손자를 인질로 붙잡고 도망쳤습니다. 아무리 공자가 무사히 돌아왔다고 해도 천마마련이 일사의 추적을 포기했다는 것이 납득이 안돼서 고민하고 있었습니다.”“그들도 사건을 조사할 시간이 필요했겠지. 무턱대고 천마마령군과 금마마령군이 무림에 출몰하면 백도가 들고 일어날 것이 뻔하니 자중하고 있다고 생각지는 않나.”


“물론 공자님의 말씀이 틀린 것은 아닙니다. 천마마련의 체면도 있으니 호법하나 죽었다고 천마마련 최강의 무대인 천마마령군이나 금마마령군을 출동시키다는 것은 문제가 있었겠죠.”


“만일에 말이야.........내가 천마마련의 주인이라면 천마마령군이나 다른 부대를 출동시키는 것보다는 실력자 몇 명을 모아서 그들로 하여금 일사를 추적하도록 할 거야. 천마마련에 잠입했던 놈들은 두 명이야. 두 놈을 잡겠다고 천마마령군을 출동시키는 것은 멍청한 놈이나 하는 짓이지.”


“공자님의 말씀을 옮은 것 같습니다. 제가 너무 관민반응을 보인 것 같습니다.”


“자네가 요즘 신경이 날카로우니까 그런 모양이야. 잘 될 거야. 너무 걱정하지 말게.”


“예~ 그럼 계획대로 개방과 천마마련을 이간질시켜야겠네요.”


“그렇게 해야지.........일사 일은 대충 마무리 된 거 같고...........단목신검! 요즘 부인하고 첩은 어때.”




단목신검은 혁린영의 말에 고개를 흔들었다. 최근 단목신검의 부인과 첩년은 색에 미쳐 제정신이 아니었다. 그년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남자만 보면 옷을 훌렁훌렁 벗는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한번 정사를 시작하면 지쳐 쓰려질 때까지 행위를 멈추지 않을뿐더러 온갖 음탕한 짓도 서슴지 않는다. 몸을 파는 기녀들도 그년들 보다는 덜 음탕한 것이다.




“미쳤습니다. 제가 방에 들어가면 옷부터 벗고 달려듭니다. 저뿐만 아니죠. 요즘 들어서 몰래 다른 남자들을 방으로 끌어들이는 모양입니다. 하녀들이나 하인들이 모두 미쳤다고 소곤거리고 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하신 겁니까?” 


“하하하~ 내가 손을 좀 썼지. 남의 이목도 있으니 죽일 수는 없잖아. 섭혼술로 색의 노예로 만들어 버렸지.”


“섭혼술?........하여튼 이젠 절 의심하는 놈들은 아무도 없습니다. 모두 제가 불쌍하다는 표정입니다. 하하하하~”


“나도 가끔 그년들 대리고 노는데........정말 볼만 하더군.......참~ 오향주들 중에서도 문제가 있는 년들이 있다고 했잖아. 그 일은 어떻게 되고 있지.”




혁린영의 말에 군사인 마량이 나섰다. 오향주들의 여자에 대한 처리문제는 마량에게 맡겨진 일이었다. 




“문제가 되는 년들은 모두 처리했습니다. 흑풍대 놈을 시켜서 말끔하게 처리했죠. 자살한 년들이 몇 명 있고, 죽지 않고 살아있는 년들은 흑풍대의 노래개로 만들었습니다.”


“설마 살아있는 년들의 입에서 다른 소리는 나오지 않겠지.”


“자신들도 떳떳하지 못하기 때문에 발설하지는 못할 겁니다. 정~ 문제가 되면 그때는 쥐도 새도 모르게 처리하겠습니다.”


“좋아..........오늘 회의는 이것으로 끝내지.........군사는 계획대로 천마마련과 개방을 이간질 시키도록 해.”




회의가 끝나자 혁린영과 나머지 사람들은 자리를 털고 일어나 자신의 집무실로 돌아갔다. 그들은 초벽하와 아군 사이에 있었던 일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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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군과 궁아라는 향주로 돌아왔다. 향주에 도착한 궁아라는 서찰을 작성해서 천상루로 날려 보냈다. 궁아라가 작성한 서찰은 천상루에 있는 해어화와 다정화에게 전해졌다.




“다행이 다독마의의 약이 효과가 있는 모양이야.”


“다행이네.......하지만 그 약은 해독제가 아니야. 마령단의 독기가 펴지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만 있는 약이야. 어서 해독제를 찾아봐야지.”


“그래야지. 막내가 십이사 모두에게 연락해달라고 하는데 어떻게 할 거야.”


“막내는 십이사를 한곳에 모아서 그들과 함께 앞으로 일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고 싶은 모양이야. 저번에 막내를 도와주기로 했잖아. 막내 뜻대로 해주자.”


“삼공자나 배화교가 알면 가만있지 않을 건데.........그리고 나중에라도 우리 천상루가 이일과 관련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 본궁과 배화교 사이가 껄끄러워 질 거야.”


“막내가 십이사 중 한명이라는 사실이 밝혀져도 마찬가지야. 시안에 눈에 띄지 않도록 최대한 조심하면서 막내가 원하는 대로 해주자.


“알았어. 그럼 내가 알아서 할게.”




다정화와 해어화는 천상루의 정보망을 이용해서 궁아라가 작성한 서찰을 아군과 궁아라를 제외한 나머지 십사에게 전해주기로 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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