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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수와 채영 일행은 민아의 오빠(?)에게 향하는 길이었다. 갑작스러운 보호자의 등장에 양수는 순간 당황했지만 그다지 걱정하지는 않았다. 양수는 민아의 오빠(?)의 정체를 내심 이 세 미인의 운전기사이거나 짐꾼쯤으로 여겼다. 이정도 미인의 남자친구라면 이들 셋이 노는 데 같이 어울리거나 최소한 근처에서 지켜보는 것이 정상이었기 때문이다.“언니.” 수영장 반대편을 보고 민아가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멀리서 민아의 손짓에 답하는 여자에게 양수와 제민의 시선이 고정되었다.가까이 다가가서 본 여자의 모습은 채영 일행과는 또 다른 아름다움을 …
감기 - 27 개미의 날개 14한동안 창밖의 야경을 바라보다 퍼뜩 정신을 차리고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지하 2층에도착했을 때 홍보부장은 이미 꽁초가 되어 버린 담배를 바닥에 비벼 끄며 나에게 다가오고있었다."늦었군. ""텅 빈 사무실을 보니 씁쓸한 기분에 저도 모르게.. 죄송합니다. ""큭큭.. 조금전에는 대차게 잘도 대답하던 자네가 그렇게 센티멘탈 해 질 때도 있나? "이야기를 하며 앞장 선 홍보부장의 뒤를 따라 걸어가자, 주차장 한 구석에 세워진 검은색 인피니티 G35가…
감기 - 26 개미의 날개 13숨이 막힐 것 같은 지독한 정적이 무겁게 자리잡고 있는 이곳 사무실 안에서, 난 천만이 넘는 인구가 살아가는 대도시속의 소외되고 고립된 이방인이 되어 있었다. 그들속에 들어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내가 만든 울타리 안에 그들을 불러 들일 수도 없는 이 상황은, 서로를 경계하며 쌓기 시작한 우리 주위의 높다란 담장의 높이만큼 긴장감을 높여만 간다. 마치 단 한순간의 실수로도 총격이 일어날 수 있는 고요한 휴전선의 그것과 닮았다고 할까.나름의 기대와 희망을 가지고 새로 몸담게 된 직장이 처음부터 잘못 꿰여…
감기 - 25 개미의 날개 12새로운 회사에 출근한지 벌써 수 일이 지났음에도 난 여전히 삐걱거리는 의자처럼 이질적이고 외떨어진 느낌을 받고 있었다. 여직원만 6명이 있는 부서의 유일한 남자직원, 그것도어느 날 공중에서 뚝 하고 떨어진 존재가 책임자로 있게 된다는 것은 겉으로 보는 것보다 더한 심리적 압박감을 느끼게 한다. 그런 부담은 여직원 집단이라는 단일화되고 조직화된 이특수 조직이 날 향해 보이는 노골적인 적대와 냉대로 그 갈등의 골이 깊어만 가고, 나 또한무한한 자비와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부처나 예수가 결코 아니기에 팀장…
감기 - 24 개미의 날개 11자신의 두 다리를 감싸고 있던 그녀의 두 팔이 내 몸을 따라 이동하고, 곧 이어 그녀의 몸도 부드러운 이불이 덮혀 오듯이 내 몸 위로 겹쳐오기 시작했다. 긴 머리카락이 입술보다 먼저 도착해서 내 얼굴을 간지럽히며 잠시 후 찾아 올 그녀의 따뜻한 체온을 예고해 준다. 그녀가 내뱉은 숨결이 코앞에서 느껴진다 싶을 때 내 입술위로 부드럽고 촉촉한 것이 서두르는 듯 자리잡아 왔다. 그리고 그녀의 맑은 타액이 열려진 내 입을 통해 스며들어 온다. 그 달콤한 느낌에 한동안 취해있다가 잃어버린 끈 조각을 찾듯이 그…
이 글은 야설이라고 생각하시면 재미가 없는 글입니다.그렇다고 제가 엄청난 글을 쓰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그냥 저와 비슷한 연배의 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써 보고 싶었습니다.중년 남성이라고 머리에 섹스만 가득찬 것은 아니니까요.부족한 실력이지만 그런 것을 표현하고 싶은 글이 바로 감기입니다.감기 - 23 개미의 날개 10칠흑같은 어둠이 아직 가시지 않은 새벽. 난 무엇엔가 이끌린 듯 새벽의 싸늘함이 사라지지 않은 거리를 걷고 있었다. 언제부터 걷고 있었던 것인지 지금 내리고 있는 빗줄기에 흠뻑 젖어 답답하고 끈적한 느낌이 …
감기 - 22 개미의 날개 9모든 옷을 다 벗고 다리를 가지런히 모은채 침대에 누워있는 그녀의 모습은 어떤 장면을떠올리게 했다. 그 모습에 끌려 다가가는 날 향해 비스듬히 바라보고 있는 유경의 유려한 굴곡은 부드러운 침대의 탄력에 힘입어 둥그스름하고 풍만한 엉덩이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그것은 마치 오래전에 보았던 옷벗은 마야의 지독한 오마쥬였다.모나리자의 미소가 신비스럽다고 말할 수 있다면, 옷을 벗은 마야의 미소는 색정적이면서 동시에 깊은 애정을 담고 있는 매혹적인 미**고 나는 말하고 싶다. 지금 눈앞에는전라의 모…
감기 - 21 개미의 날개 8그녀의 전화를 끊고 지하철역으로 가면서 집으로 가는 동선을 머릿속에 그려 보았다. 오늘 그녀에게 해 줄 것은 닭가슴살과 새우를 넣은 카레라이스였다. 어려운 음식은 아니다. 다만 카레를다 먹고 난 후에 그릇에 물드는 노란색 강황색소가 조금 귀찮은 음식일 뿐이었다. 제대로 씻지않을 경우 함께 설겆이 하는 그릇의 뒷면에 노란 얼룩이 질 수도 있고, 새하얀 행주가 노란 행주가 될 수도 있는 재미있는 녀석이 카레라이스이다.오피스텔이 있는 상도동에는 대형마트가 없기 때문에 지금 이곳에서 용산에 있는 마트에 들린후 …
이번 회차 글은 "그녀가 흔들릴 때" 6부와 연결되는 내용입니다.#2-1이 후 혁진 선배에게 짐짓 무관심한 목소리 톤으로 술이나 한잔 하자고 전화를 했었다. 그 때마다 혁진 선배는 회사 일 등을 이유로 간곡히 거절하였다. 혹 일부러 피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하였지만, 워낙 이유가 분명하게 안 되는 상황을 설명해서 더 이상 득달할 수도 없었다.다시 만난 은주 역시 나에게 매우 헌신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 난 잠시 내가 오해했거니 생각했었다. 내 주변의 가장 중요하고 소중한 사람들인데 설마.#2-2…
이 글은 야문을 통해 연재되고 있습니다. 야문에서는 현재 12편까지 연재가 되었으며 , **에서는 야문 연재속도에 맞추어 지금부터 연재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상.[2] 나의 유년기 (상)1980년… 인천판자촌이 늘어진 산 중턱의 한 마을에 나는 어머니와 단 둘이 살고 있었다. 집이라고는 이제 15살밖에 되지 않은 나 조차도 눕기 힘들정도의 좁다란 방이 겨우 2개가 있을 뿐이었고, 방문을 나오면 현관문 입구 겸 주방이 한사람 서있을정도의 크기로 있는 집이었다. 화장실은 판자촌의 10개 집마다 하나 꼴로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푸세식 …